4/5/2019 역마살이 말레이시아 일기 "여기 오게 된 계기"

2019. 4. 5. 15:35역마살이( ⁎ᵕᴗᵕ⁎ )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고 하지만 이 시나리오 쓴 사람 누구냐 싶을 때가 있다.

삶이 내 계획대로 그려지지 않을때.


사람들은 자신이 그린 밑그림대로 인생이 그려질 때 행복함과 안정감을 느끼는데
그렇게 나오지 않을때 당황스러움과 불 안정감을 느끼기도 한다.

 
얼마전 읽었던 "빨간머리 앤"에서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멋지네요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 거니까요

라고 했는데 책을 읽을 당시에는 빨간 머리 앤은 생각도 참 멋있게 하는구나 싶었는데

어째 막상 내 삶에 생각지도 못한 계획지도 않은 일들이 일어날때면 당황스럽기가 그지없다. 

 

사실 필자는 2010-2015 영국에서 학업 및 취업을 해 생활해오다가 한국 정부기관에서 인턴을 할 기회가 생겨 2015 한국으로 떠났었다.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영국과는 달리 그 당시때 (지금은 어떤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한국은 취업을 위한 경쟁 과도화 상태에 인턴에서 정규직이 되기 위해 야근을 하는 것이 당연스런 일과였다. 1년 넘게 한국에서 일하면서 원하는 자기 개발이나 워라벨은 커녕 7시 출근 9~10시 퇴근을 반복하며 몸도 마음도 지쳐갔다.


그래서 다시 해외 취업을 했고, 체코에서 6개월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 친구와 악세사리 회사 창업을 했다. (추후에 과정 및 내용을 같이 포스팅 하겠지만) 쉽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얻는 것도 배우는 것도 많아 후회는 없었다. 

세상살다보면 내 노력으로 이루지는 것도 있지만, 엄청 노력을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 일도 만나게 된다.
다시 돌아가고 싶어서 물질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많이 고생하며 영국에 정착할 준비를 했는데 
작년, 올해 워홀 2번 실패에 스폰서를 받은 Tier2마저 회사의 어이없는 실수로 그르치게 되었다.

들어간 돈도 시간도 아깝지만 다시 영국에 갈 수 없다는 사실에 왜이리 눈물이 많이 났는지8_8

그 당시때는 다시 도전해도 되지만 이번엔 아닌가보다 라는 생각이 들만큼 열심히 노력했고 그만큼 열정을 다 쏟아부었기에 더 이상 ( 내년 워홀 신청이라든지) 도전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남의 속도 모르는 오빠는 "동생, 니가 그만큼 간절하지 않아서 그래"라며 핀잔을 주었을 때는 딱콩을 때려주고 싶었다. 돈을 배로 들여서라도 붙을 만한 확실한 보장이 있다면 다시 도전이라도 해보겠지만,
브렉시트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상태에서 영국에서 돈을 벌어가는 외국인은 현재 웰컴이 아닌 상태다.

 

체코에서 번 돈으로 사업한다고 영국으로 이사가 다 털어쓰고, 사업 물품 재고는 남아있는 상태에서 동업자는 내 비자가 나오지 않아 사업을 혼자서는 못한다고 진행하고 있지않아 사업회전은 안되는 현 시점에서 다시 비자에 돈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사실 이러한 고민을 하는 이유도 내가 애매하게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원하긴 하지만 그만큼의 내 한계밖의 희생을 치르기엔 겁쟁이이여서가 정확한 답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것도 그런것이 한국에서 이미 내 나이면 친구들은 취업을 해서 자리를 잡은 상태거나 결혼을 준비하고 있다.
나이에 대한 편견이 옛날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내 주변은 아직 여전한가보다.
보는 사람들마다 뭐해? 어떡할거야? 결혼안해? 남자친구는? 라며 개인적인 질문들을 많이 하는데, 내가 원하는 하는 거지만 눈치가 전혀 안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영국에서의 내 상태와 한국에서의 내 상태를 비교하게 만든다. 
굳이 영국으로 가려고 했던 많은 이유 중에 하나를 꼽자면, 영국에서는 사람들이 개인적인 질문을 절대 많이 묻지 않는다. 
상대에 대한 질문은 어찌보면 한국인의 정서와 사랑에 대한 표현방식인걸 알면서도 가끔은 그 관심과 사랑이 쓰게 느껴질 때도 있다. 

바로 작년 8월까지 진행했던 영국 tier2비자는 최소 15일~3달까지 걸리는데 나 같은 경우는 4달 정도 걸렸다.
Time Scale을 알려주지 않는 영국비자센터. 
전화나 이메일 문의는 유료인데, 답답한 마음에 유료 서비스를 이용해도 "미안,우리는 몰라 알려줄 수 없다. 기다려라"는 식이다.
그러니 차라리 기다리며 애태우다가 유료서비스로 문의하느니 치사하지만 돈 더내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이용하는게 나을 것 같다.
(하지만 친구중에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했는데도 1달넘어 결과 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고, 일반 비자신청했는데 15일 안에 나온 경우도 있으니 돈을 많이 쓴다고 해서 바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정말 케바케다.)

그렇게 애태우다가 (이쪽 부문에 잘 아시는 분의 도움으로) 내가 살던 지역 국회의원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구해보았지만 왠만하면 난민이 아닌 이상 연락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다행히 지역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이 대신 물어봐주시니 바로 몇일 뒤에 인터뷰 전화가 왔고 (구글에 찾아보니 전화 인터뷰는 케바케라고는 하지만 인도나 파키스탄계 분들이 tier2통해서 들어올때 거의 80%전화가 온다고 함. 나도 그중하나 였다. 브렉시트 지연 중이라 더더욱이 인터뷰를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나중에 영국 삶에 대해서도 포스팅을 하겠지만 영국 젊은이들도 비싼 학비를 내며 대학교를 나와 안정적인 중장기 일자리보다는 칼리지 졸업 후 바로 잡을 수 있는 단기 일자리를 선호하거나 해외로 나가 정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열심히 준비하니 그날 알려준 날짜에 전화안하고 문의해도 답도 없고 다음날 저녁 늦게 갑자기 전화가 왔었다. 부랴부랴 급하게 준비한 내용으로 전화인터뷰보니 나중에 여권이랑 함께 날아온 비자 실격 사유서. "너 스폰서가 서류처리를 잘 못했어. 그래서 PBS(점수제도) 니가 채워야 하는 점수가 다 안차서 비자못줘" 4달 눈칫밥먹으면서 여기저기 이 소리 저 소리 들으면서 기다리고 기다린 답변이 너무 절망적이고 속상했다. 비자 준비한다고 돈도 많이쓰고 마음도 많이 썼는데 내 노력과 상관없는 결과에 떨어진 소식을 들은 주간동안은 정말 저기압이였다. 자괴감도 들고 정말 멘탈이 붕괴되었었다. 이제 창업해서 날개를 펴 볼려고 했는데 첫 스타트 뛰자마자 추락이라니.

 

혼동의 시간이 지나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을 때 그냥 이때까지 영국에서 공부하고 살고 일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그렇게 마음 속에 영국을 잠시 살포시 접어두기로 했다.

그렇게 마음을 접고 부모님댁에서 자립하기 위해 한국에서 취업을 하기로 생각하고 마음을 정했을때 외국 사이트에 올려놓은 내 CV를 보고 헤드헌터에서 연락이 온 것 중에 흥미로워보이는 이메일이 있었다.

 
"Why Don't you work in Malaysia?"

 

JD는 Online Marketing Specalist 였고(지금 TO났어요 관심있으신 분들은 말씀주시면 JD보내드릴게요), 새로운 분야였지만 큰 기업에서 (vender지만) 일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사실 눈칫밥 그만 먹고 다시 내 일을 시작하기 위해서) 지원을 했고, 흥미로운 인터뷰와 준비과정을 거쳐 말레이시아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말레이시아에 온지 6개월이 지난 시점, 지금까지 지내 본 외국 국가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 가끔씩 영국의 찬바람과 4계절이 다 있던 하루와 빨간 버스가 그립긴 하지만 그래도 이 나라도 살만하다. 시간이 지나면 어디에 있든 다시 이 나라도 그리워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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